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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 오대산 선자령 – 회사 사보지 기고 자료

산은 때로는 성취감을 주고 때로는 좌절감을 주며 때로는 목숨이 위험해 지기도 하며 이와 함께 더불어 주는 보너스는 같이 산행하는 사람들과 함께 느끼는 좋은 느낌들입니다. 산행을 해보신 분들은 다들 그런 분위기를 아실거라고 봅니다. 땀흘리면서,,, 밀어주고 당기며,,, 짐이 무거우면 나누어 들고,,, 다치면 서로 어깨동무하고,,, 같이 흘리는 땀아래에서 싹트는 정들,,, 정상 정복하고 한숨 돌리는 먹는 꿀맛 같은 밥,,, 등산후 산을 등뒤로 하구,, 마시는 막걸리의 시원함,,, 이런 좋은 느낌이 나를 산 주위에 있게 합니다. 인터넷 동호희의 클럽장이 된건 우연한 계기였습니다. 재작년 가입한 세이큐피드라는 인터넷 까페 내의 사니조아라는 등산 클럽에서 활동하며 약간 주먹구구식 클럽운영에 한마디씩 거들다가 기존의 운영진이 물러 나며 갑자기 맡게 된 것입니다. 제가 뭐 몸이 좋아서 산을 잘 타는 것두 아니고 그렇다고 전문적인 산행지식으로 무장하여 가이드를 한다던지 이러한 능력은 없었고 주위에 능력있는 운영진을 모아 조금씩 조금씩 추스려 나가다 보니 지금은 300~400여명의 클럽이 되어 있더라구요. 저희 클럽이 다른 클럽과 다른 기본적인 운영원칙은 처음 온 사람 중심으로 모든 이야기를 하고 처음 산행하는 사람에게 가이드 해주고 등산장비는 동대문 같은 도매매장에서 운영진의 가이드에 따라 구입하게 하고 꼭 등산이 아니더라도 생일 파티나 크리스마스 파티 등 사교의 장인 평지모임을 열어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일은 이러한 만남의 시간을 통해 저희를 포함 모두 여섯 커플이나 탄생했다는 것입니다. 산을 계기로 정말 크나 큰 축복을 받은 셈입니다. 땀 흘리며 오르는 산을 통해 이런 현상이 일어난 건 산은 여러 사람들에게 진실된 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주기 때문 아닐런지요… 산에서 조난을 당했을 때 사람들의 정말 숨겨진 모습들을 많이 볼 수가 있죠. 제가 생각하기엔 정말 춥고 무서울 때 진정 다른 더 힘든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사회 생활 또는 가정생활 할 때 정말 힘든 시점에도 떠나지 않고 항상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고 저의 반려자 또한 이런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 였죠. ^^

너무 딱딱한 얘기만 했죠. 10년전 제가 첨 산행을 했을 때 재미있던 얘기를 하나 할께요. 대학 1년때 여름 방학 학교 내 산악동아리에 들어서 첫 여름 훈련을 지리산으로 가게 되었죠. 새내기 마음에 멀리 여행간다는 좋은 느낌에 지리산 아래 중산리 라는 마을에 도착하니 벌써 4시. 어린 마음에 멋지게 보일거라고 딱 붙는 청바지를 입고 잘해 보겠다고 지리산에 왔건만 비는 추적추적 내라고 청바지는 왜 이리 저의 굵은 다리를 잡는지 이때 산에 갈 때 청바지를 입으면 안되다고 처음 느끼는 순간이 였죠. 선배들한테 면바지 안입고 왔냐고 구박 받으며 저의 첫 지리산 산행은 시작되였죠. 얼마 안되어 나오는 큰바위들은 저를 더 힘들게 하고 못 가겠다고 선배한테 짜증 내니. 물 한 모금 마시고라는 고마운 선배의 배려… 군대에서 사용하는 큰 물통으로 벌컥벌컥 3분의1을 비우니 맛이 이상했습니다. 물이 아닌 소주였던 것입니다. 이런 배신감..ㅡ.ㅡ 선배에게 따졌더니 술기운으로 올라가라고 그랬다는 겁니다.,,허걱,,, 힘든 산행은 계속 되고 늦게 시작한 산행 탓에 벌써 날은 저물고 선배들은 극기 훈련 시킨다고 야밤에 후레쉬하나 주고 사라져 버렸습니다. 별의별 생각을 다하며 한시간 혼자 산행하니 온갖 무서운 생각은 다들고 여우소리 늑대소리도 들리고 왜 그랬던지… 거의 기어서 올라가니 장터목 산장에게 선배들이 모두 박수 치고 있었습니다. 작은 성취감을 느꼈죠. 그러나 좋은 기분은 잠시뿐! 텐트를 치기위해 숙영지를 잡으려는데 늦은 산행이라 야영지엔 자리가 없고 산장에서 조금 내려가다 보니 평평한곳이 보였습니다. 우리를 위한 공간을 산이 주다니.. 하며 다들 좋아 텐트 두동을 설치했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저녁준비를 위해 약수터에서 물 떠오라고 선배들이 시켜서 짬밥 밀리는 친구와 함께 힘든 몸을 이끌고 물을 떠와서 밥하고 찌개 만들고..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밥은 처음이었습니다. 선배들은 달도 밝은데 소주 한잔하자며 남은 찌개에 산장에서 파는 약병에 담은 소주를 삐뚤어지게 먹고, (비오는데 무슨 달이 보이는지) 만만한게 후배라고 시원한 약수 먹고 싶다고 불쌍한 후배들을 또 약수터로 내몰았습니다. 텐트에 나와 보니 텐트 앞에 빗물에 조그만한 개울이 생겨 있더군요.. 지리산 꼭대기에 빗물인데 그냥 마셔도 되지 싶어 선배들한테는 약숫물이라고 하고 개울물을 코펠에 담아 텐트에 들어가서 다들 맛있게 나눠 마시고 힘든 하루를 마감하고 잠자리에 들었죠. 근데 아침에 텐트에 난리가 났습니다. 텐트안에 화장실 냄새가 장난이 아닌거 있죠. 선배는 술먹고 실수한 사람 자진 신고 하라고 하는데 검사해보니 아무도 없고, 원인이 뭔지 다들 킁킁 거리며 돌아보니 원인은 어제 친구와 제가 떠온 코펠에서 나는 냄새였어요(헉헉헉). 놀라서 텐트 밖에 나와서 위를 보니… 아찔한 장면이 눈에 들어오는거 있죠. 저희가 텐트자리 없어서 겨우 텐트를 친 곳이 바로 장터목 산장 화장실 아래에 우리가 자리하고 빗물에 넘쳐 흐른 물을 밤에 맛있다고 먹었던거죠. 그 뒷이야긴 말씀안드려도 아시겠죠. 선배들이 저희를 가만히 안 두더라구요. 지리산의 두 번째 날을 기합으로 시작하게 되었죠. 흐흐흑… 많이 듣던 이야기와 비슷하지만 정말 경험해 보니 사람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느낌이 들었죠 저희 클럽이 궁금한 분은 http://sanijoa.cyworld.com/으로 오셔서 구경하시고 싱글 분들은 가입하셔서 진실되고 좋은 사람도 만나보셔요,

사진 : 12월 선자령 정모때 연애소설 영화 촬영장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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