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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평석의 비즈니스 게임] 메모를 찾아서(Finding Memo)

[고평석의 비즈니스 게임] 메모를 찾아서(Finding Memo)

“메모는 잊기 위해 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 ‘메모의 기술’이라는 책에 나오는 구절이다. 우리는 기억하기 위해 메모를 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다른 기억을 위해서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고 메모를 하는 것이다. 메모를 하는 순간 머리 속에서 사라져도 종이로는 남아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두뇌는 기억력에 한계가 있다. 아무리 기발한 생각이라도 잊어버리면 그만이다. 어쩌면 인류의 생활을 훨씬 윤택하게 해 줄 만한 아이디어가 어느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왔다가 그대로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메모는 스트레스와 피곤에 지친 뇌를 대신해 주기도 하고, 중요한 순간에 힌트를 주기도 한다. 메모는 그만큼 중요하다.

학창 시절 공부 방법이 꽤 특이한 친구가 있었다. 시험을 앞두고 하루 전에 모든 내용을 작은 메모지에 기록하였는데, 본인 말로는 커닝 페이퍼를 만들려고 하다 생긴 버릇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렇게 핵심 내용만 집중해서 옮겨 적다 보면 시험장에 가기도 전에 암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물론 메모의 목적이 암기를 쉽게 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메모를 통해 메모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메모를 하는 사람들은 많다. 미팅 중에, 수업 중에, 세미나 중에 모두들 무언가 적고는 있다. 하지만 과연 메모를 제대로 하고 있을까? 제대로 한다는 건 적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사 L부사장에게서 배워보자.

L부사장을 처음 만난 것은 그의 사무실에서였다. 사무적인 목적이 아닌 인사차 방문한 터라 주로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 중, 그는 중간에 웃어 가면서 뭔가를 적고 있었다. 모르는 분야에 대한 이야기, 재미난 유머들이 대화 중에 나오길래 적어 보았다고 한다.

“아,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적어 두시나 봐요. 좋은 습관을 가지셨습니다.”

“네, 메모를 하지 않으면 좀 불안합니다. 제가 머리가 좋지 않아서요.”

“그럼 그렇게 새로 들은 내용들만 주로 적어 두시나요?”

“아닙니다. 저에게는 몇 권의 메모 노트가 있습니다. 그 중 제가 가장 아끼는 것은 아이디어 노트 입니다. 재미난 사업 아이디어나 생활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들으면 메모를 하죠. 벌써 20권째가 넘어 가고 있답니다.”

“아, 대단하시네요.”

“그리고 사람에 대한 메모도 꼭 해 놓습니다. 제가 만난 분들의 특징이나 이력 사항을 받은 명함 뒤에 적습니다.”

“또 다른 메모 노트가 있는데, 그건 책을 읽은 후에 그 내용이나 느낀 점을 적는데 사용합니다. 이것도 수 십 권째 쓰고 있습니다.”

그 후에 L부사장이 주위 사람들 사이에서 아이디어맨으로 통한다는 것을 알았다. 뭔가 답답한 게 있거나 알고 싶은 게 있을 때, 또는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그를 주변에서 많이 찾는다고 한다. 심지어 기획 기사를 쓰려고 하는 신문사 기자조차 소재에 대한 문의를 L부사장에게 한다고 한다. L부사장의 다양한 메모 노트는 그에게 있어 큰 자산인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메모를 해도 활용을 잘 하지 못한다. 그냥 폐휴지를 만들어 가는 식의 메모는 무의미하다. 이제 생활 구석 구석에서 메모거리를 찾아 보자. 그리고 차분히 정리를 해 보자. 소중한 내용들을 너무 쉽게 흘려 버리지 않았는가? 만약 전에 적어 놓은 메모장이 있다면, 쭉 한번 훑어 보자. 책을 읽기만 하고, 메모를 하지 않았다면 이제부터 내용이나 느낀 점을 간단히 적어 그 책에 꽂아 두어 보자. 문뜩 떠오르는 좋은 생각, 언뜻 들은 다른 사람의 좋은 아이디어 모두 내 것으로 만들어 보자. 다른 사람보다 한 발짝 앞서는 것이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메모할 거리를 찾아 보자. 메모는 기억 이상의 힘이 있다.

* 느닷없이 떠오르는 생각이 가장 귀중한 것이며, 보관 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메모하는 습관을 갖자. -베이컨

* 메모하지 않고도 외울 수 있는 아이디어는 대단한 아이디어가 아니다. – 나카타니 아키히로

제공 : 코리아인터넷닷컴, a 2003년 07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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