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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은 연습이 필요하다

리더십은 연습이 필요하다

상사에서 리더로

이제까지 논의를 통해 우리는 직장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이상적인 리더십 모델을 찾을 수 있었다. 요약하면 이렇다. 우선 자신이 세운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또 그 목표에 찬동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데 자발적으로 동참하려는 추종자들이 있어야 한다. 끝으로 달성하려는 목표가 직접적으로든, 궁극적으로든 회사 혹은 조직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어야 한다.

이 기본개념만 확실히 알고 있으면 ‘리더되기 준비’는 끝난 것이다. 서구의 리더십 연구도 결국 이 정도가 결론이다. 간단하지 않은가? 그러나 이 간단한 정의에 여러가지 넘어야할 난관이 있다. 보자, 회사나 조직에 도움이 될만하면서도 타인의 자발적인, 원하기로는 헌신적인 동참까지 이끌어낼만한 ‘목표’를 설정하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이와 함께 아무리 그럴듯한 목표라고 해도 당신이 그만한 목표를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능력과 신뢰를 보이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추종자가 되려하지 않을 것이다. 책임 앞에서 가벼운 상사를 사람들은 따르지 않는다. 실력, 신뢰, 책임감을 쌓아오고, 보여주지 않았다면 “나를 따르라”고 해도 공허한 외침에 불과할지 모른다.

이런 문제는 그러나 리더를 지향함으로써, 지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만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데 우리의 희망이 있다.

사실 훌륭한 성과를 내며 부서의 단합을 이끌어내는 좋은 관리자가 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사장을 꿈꾸고 최고를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맡겨진 일을 제대로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수동적 부서장 역할을 하는데 그쳐서는 안된다. 업무 성과도 상사와 부하만 있는 조직 보다, 리더와 추종자가 있는 조직이 훨씬 낫다. 또 상사와 부하의 관계는 인사이동이 있으면 끊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리더와 추종자의 관계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좀처럼 끊어지지 않는다. 그러니 자신이 3,4명짜리 ‘미니 팀’이라도 이끌고 있다면 리더를 지향해야 옳다. 아직 부하나 후배가 없는 처지라고 해도 할 일이 없는 건 아니다. 리더십은 갑자기 팀을 맡는다고 발휘돼는 것이 아니니 연습이 필요하다. 외부 모임을 통해 그런 기회를 갖든지 사내에서도 리더십 잠재력(leadership potential)을 기를 기회에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

관리자인 당신이 리더로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은 무엇보다 먼저, 공유할 수 있는 대의명분있는 목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핵심이다.

예를 들자. S사에서 영업1부를 담당하고 있는 P부장이 있다고 하자. 그는 연초에 ‘매출 전년비 20% 신장, 시장점유율 30%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그의 올해 목표가 팀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 부서 목표는 어떻게 세워졌을까? 전년 대비 신장률을 ‘버릇처럼’ 책정했거나, 아니면 사장실이나 기획팀에서 정해져 내려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달성하면 좋고 시장상황 때문에 달성 못해도 그만이다. 적어도 부서원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관리자로서 P부장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할 것이다. 스타일에 따라 직원들을 경쟁분위기로 몰아 압박할 수도 있고, 스스로 뛰는 모범을 보임으로써 자극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도 나쁘진 않다. 그러나 이런 평범한 방식으로 부서원들의 ‘자발적인 헌신’ 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그들에게 P부장은 위에서 온 ‘명령’을 다시 ‘명령’으로 전달하는 중개자 밖에 되지 않는다.

자, P부장이 이런 자신의 위치를 리더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는 위에서 주어진 목표가 아닌, 스스로 연구하고 분석한 새로운 목표를 찾아내야 한다. 거창하게 말하면 회사의 발전 단계상 지금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을, 영업부장인 자신에게 부여된 ‘역사적 사명’을 찾아내야 한다. 두번째로는 부서원들의 희망과 열망을 읽어내야 한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조합되는 ‘비전’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가 무엇을 해야할지를 같이 찾아보기 위해 그가 처한 조건이 이렇다고 가정해보자.

“S사는 창업 한지 꼭 15년이 되는 전문 업체다. 초기에 시장진입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아 5년전쯤에는 시장점유율이 15%로 상승했다. 비약적인 발전을 본 건 외환위기 이후였다. 덩치 큰 회사들이 재정난을 겪으면서 그 회사들과 거래하던 업체들이 재무구조가 탄탄한 S사로 거래선을 바꾼 덕이다. 그래서 지난해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25%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10년내 이 업종에서는 2개 정도의 회사만 남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현재 3위 업체인 S사는 5년내 시장점유율이 35%는 돼야 살아남는 2개사에 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의 문제는 외환위기 이후 몰려왔던 업체들이 예전 거래선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추세다. 이미 서너개 업체가 계약 중단을 통보해왔다. 영업사원들은 인센티브가 작은 기존 거래선 유지보다 신규 업체 개척에 노력하고 있지만 경쟁이 심해 성과가 높지 않는 편이다”

자, 이런 상황에서 P부장이 리더로서 세울만한 영업팀의 비전은 어떤 것일까. 어떻게 해야 사원들이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그가 다음주 부서 회의에서 이런 메시지를 발표하면 어떨까.

“우리 회사가 5년내 점유율 35% 이상의 업체가 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올해 우리 목표가 지난해의 매출 보다 20%를 늘여 시장점유율을 30% 가까이 끌어올리는 것이었지만 저는 이 목표가 잘못돼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솔직히 인정하고자 합니다. 외환위기 이후 거래선을 놓친 업체들이 할 수 없이 우리와 거래하는 바람에 우리 점유율이 높아졌을 뿐 아닙니까. 만약 이 업체들이 다른 곳으로 가면 우리는 마켓셰어가 20% 이하로 다시 떨어지는 것을 각오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올해의 목표를 다시 조정하고자 합니다. 요약하면 기존 고객을 완전히 우리 고객으로 만드는데 모든 중점을 두고 매출 신장 목표는 10%로 낮추기로 합니다. 시장점유율 목표도 이에 따라 27% 내외로 낮춥니다. 이를 위해 기존 고객을 장기 고객으로 유치하는 경우도 신규고객 유치 때의 80%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실시합니다. 이 제도를 관철시키는 것과 매출신장률 하향 조정은 본인이 책임지고 다음주까지 성사시켜 놓도록 하겠습니다. 하향조정된 매출목표일지라도 초과달성이 될 때는부서 인센티브도 반드시 지급되도록 만들겠습니다”

그의 이 메시지는 명확한가, 그의 목표는 직접적으로 또는 궁극적으로 회사에 도움을 주는가, 끝으로 부서원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낼만 한가. 우리는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부서원들이 지금 원하는 것(기존 고객 유지시 인센티브, 현실적인 목표 수정)을 찾아내 자발적인 동참을 이룰 수 있게 됐고, 허울좋은 매출 20% 신장이 아니라 실제 회사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목표를 찾아낸 대의명분이 있고, 그와 관련된 모든 절차적 문제를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선언’함으로써 P부장은 이제 리더로 업그레이드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주도로 회사 영업방침이 바뀌어 영업2부, 영업3부까지도 같은 목표를 갖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 그는 확실한 리더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다.

그는 중장기적인 ‘역사의식’을 갖고 회사의 과거와 미래를 조망함으로써, 또 자신이 나서지 않으면 조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사명감’을 잃지 않음으로써 리더가 될 수 있었던 셈이다.

다른 여러가지 경영 관련 용어와 마찬가지로 리더십도 이제까지 그 개념이 명확치 않아 많은 오해를 불러 일으켰왔을 뿐이다. 리더십은 천부적인 성격이나 스타일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해오던 일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함으로써 회사 혹은 부서원을 위해서나 자신을 위해서 더 ‘가치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경영 행위’인 것이다.

특히 새삼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일의 흐름을 알지 못하고는 절대 리더가 될 수 없다는 엄연한 사실이다. 비즈니스의 흐름을 꿰지 못하고, 일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회사에도 도움이 되고 부서원들도 자발적으로 동참하려는 대의명분있는 목표’를 찾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사람들이 잘 따르고, 카리스마가 있는 인물이라도 회사 돌아가는 것에 대해 잘 모르면 리더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정치의 흐름을 꿰고 있어야 정파의 리더가 될 수 있고, 시합의 결정적인 포인트를 놓치지 않는 선수라야 팀의 리더가 될 수 있다.

직장 사회의 대표적인 리더로 대기업 사장을 들 수 있다고 전제할 때 필자가 만난 사장들에게서 가장 기본적으로, 그리고 공통적으로 발견했던 리더십 덕목은 바로 일하는 방식이다. 한마디로 “시킬 것을 제대로 시키기 때문에 일하기가 아주 편한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리더의 자격이 있다.

그러니 “일에만 매달려와 리더십을 기를 여력이 없었다”는 건 말이 안되는 소리다. 그 일에서 리더십은 자라난다. 다만 빠뜨릴 수 없는 소양은 있다. 바로 야망과 불만이다. 원대한 꿈을 갖고 때론 나 아니면 안된다는 의식이 스케일이 크고 도전할 만한 목표를 찾아가게 만든다. 또 지금의 현실에 결코 만족하지 않는 불만이 문제의식의 싹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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