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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하의 창의력 에세이] 집중과 열정

[박종하의 창의력 에세이] 집중과 열정

[이야기 하나] 조급한 농부

한 농부가 자신의 밭에 조 농사를 하고 있었다. 농부는 매일 자신의 밭에 나가서 조 이삭이 자라는 모습을 살폈다. 그런데, 조급한 농부의 눈에는 조 이삭이 자라는 것 같지가 않았다. <왜 쑥쑥 자라지 않지?> 조급한 마음으로 매일 밭에 나가는 농부의 눈에, 조 이삭이 자라는 것이 보일 리가 없었다. 조급한 농부는 옆집 밭의 조보다 자신의 밭의 조가 더 빨리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급기야, 그는 한밤중에 자신의 조를 조금씩 뽑아 올렸다.

이튿날, 농부는 옆집 사람들을 불러서 말했다. <우리 조가 당신들 밭의 조보다 더 빨리 자라고 있어요. 허허> 농부는 즐거운 마음으로 옆집 사람들에게 자신의 조 밭을 자랑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간밤에 농부가 뽑아 올렸던 조 이삭이 모두 말라죽고 말았던 것이다.

얼마 전 어떤 초등학생이 자살을 했다. 친구들과 채팅으로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지내는 자신의 삶을 비관하고 자살을 했다고 한다.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서 끝나면, 학원으로 간다. 학원을 한 군데 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군데의 학원을 두루 다니고 밤 늦게야 아이들은 집에 들어온다. 요즘 아이들의 잘못된 교육을 보면, 장자에 나오는 위의 이야기가 자꾸 생각난다.

언젠가 미국에 거주하시는 교육학 박사님이 한국 어린이들의 교육 현장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한국의 부모들은 어린 아이들에게 집중력 저하 훈련을 시키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고 학원에서 또 배우는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이 2시간에 배울 것을 4시간, 6시간에 배우는 집중력 저하 훈련을 받고 있는 겁니다.>

물론, 어느 부모가 자신의 자녀가 바보가 되기를 바라며 집중력 저하 훈련을 시키겠는가? 그러나, 부모의 조급함이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과 딸을 집중력 저하 훈련으로 바보로 만들고 있다는 현실을 인식하면 얼마나 뜨끔한 일인지 모르겠다.

지금의 우리 어린이들 대부분이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 한번 집중해서 배우면 좋을 것을 학교, 학원, 과외 선생님 등에게 여러 번 배우고 있다면 그것은 바람직한 교육이 아니다. 학교에서 아이가 90점 이상, 또는 100점을 맞기를 바라는 엄마, 아빠의 조급함이 아이들을 바보로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이스라엘을 여행하고 돌아오신 전직 교장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분은 한 학교를 방문했었는데, 학생들이 오전에는 성경과 코란을 공부하고 명상하느라 정규 수업을 받지 않는 것을 보시고 그 학교의 교장에게 물으셨다고 한다. <고3 학생들이 많은 시간 공부를 하지 않으면 입시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습니까?>

그 학교의 교장 선생님은 웃으시며, 그 학교 학생들이 미국의 유수한 대학에 얼마나 합격률이 높은지 자료를 보여주셨다고 한다. 공부한 시간에 비례하여 성적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며,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집중이 필요하고, 집중을 위해서는 마음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명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 학교의 교장은 자신의 학교에 대하여 자부심을 갖고 소개했다고 한다.

나는 우리 큰 애가 얼마 후면 학교에 가기 때문에 어린이 교육에 무척 관심이 많다. 그런데, 교육에 관한 관심은 아이 때문만이 아니다. 나 자신을 위해서도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학교를 졸업한지 오래됐지만, 학교에서 보다 더 많은 것들을 배워야 할 필요를 느끼기 때문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공부를 강요하기 보다는 동기를 부여하라는 말을 들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규제가 아니라, 동기다. 무엇인가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에 진정한 열정이 생긴다면, 누구나 최선을 다 할 것이다. 게으름은 관심의 문제이지 자제력의 문제가 아니다.

세게 최고의 부자인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가 초창기 IBM의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 상대 회사에게는 모든 준비가 다 되어 있다고 큰 소리치고, 돌아와서는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3일 동안 잠을 자지 않으면서 일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 의욕은 남이 시켜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집중을 위한 가장 큰 에너지는 열정인 것이다.

나는 가끔 나에게 묻는다. 나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고 흥분하는 열정을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나의 생활이 나태하거나, 게으르게 보일 때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열정을 놓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열정으로 흥분된 상태라면, 결코 남에게 게으르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자신에게 물어보자. 목표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내가 지금 집중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어떤 일에 진정으로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그것에 관한 열정이 있다는 것이다.

제공 : 코리아인터넷닷컴, a 2002년 12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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