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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1983년 겨울, 아버지와 스키여행을 떠난 한 소년이 산 정상에서 케이블카를 놓쳐 혼자 남게 되었다. 아버지는 케이블카에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당연히 아들이 탄 줄 알고 찾아보지 않았다. 마을에 도착해서야 아버지는 아들이 없어진 것을 알고 부랴부랴 산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아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해는 이미 저물어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마을에 무전을 보내 구조대를 요청했다. 90명 이상의 사람들이 소년을 찾기 위해 산으로 올라갔다.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 구조대원의 손과 발이 꽁꽁 얼어붙었다. 이잡듯 이 산 구석구석을 전등으로 비춰가며 소년의 이름을 불렀다. 시간이 점점 흐르는데 소년을 찾지 못하자 소년의 가족들과 구조대원들은 더욱 초조해졌다. 뿌옇게 동쪽하늘이 밝아왔다. 소년이 얼어 죽었을 거라는 불길한 생각이 구조대원의 머리를 스쳤다. 날이 완전히 밝아서야 헬기 두 대가 수색을 지원했다. 헬기는 15분만에 눈 위에 난 스키자국을 발견했고 그 자국을 따라가보니 나무 밑에서 웅크리고 있는 소년이 발견되었다. 무전으로 소년을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들은 그 즉시 응급차와 의사들을 대기시켰다. 헬기가 산등성이에서 소년을 태우고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소년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똑바로 걸어내리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은 모든 것이 얼어붙는 영하의 날씨 속에서 어린 소년이 어떻게 하루 밤을 무사하게 지낼 수 있었는 지 궁금했다. 아버지의 품에 뛰어간 소년이 그 간의 일을 똑똑하게 얘기했다. ‘저는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예요. 아버지는 그 전에 제게 말씀하셨어요. 산에서 길을 잃으면 나무에 바싹 붙어 나무가지들로 자기 몸을 덮으라구요. 그러면 한층 덜 추우니까 견디기 쉽다고 하셨어요. 저는 아버지를 믿었을 뿐이예요.’

-천주교대구대교구 청소년주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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