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그녀에게 확신을 보여줘
이동국 2003.06.24 20:00 0
전지현이 나오는 모 음료 CF에서 그녀가 그런다. 여자에겐 김중배의 다이아몬드도 사랑이라고. 물론 돈이야 없는 것보다야 있는 게 백 번 낫지. 남자들이 이왕이면 예쁜 여자를 찾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다이아몬드 반지냐,이수일이냐를 두고 갈등할 때 여자들이 꼭 다이아몬드만 보고 김중배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남자들은 알아야 한다.
현실이냐 사랑이냐
많은 연인들이 현실(=돈)이냐 사랑이냐 문제를 놓고 갈등하다 결국 헤어진다. 잘 헤어진 거다. 둘 사이 그런 게 문제가 될 정도면 더 사귀어 봤자 결론은 뻔하기 때문이다. 외적인 조건 때문에 그들이 헤어졌을까? 아니,잘 들여다봐라. 돈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맘이 변하니까 현실도 짜증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요즘 세상에 돈 보고 남자 따라가는 여자는 없다. 내가 사랑하는 그가 돈도 잘 쓰고 여유 있으면 금상첨화겠지만 오로지 돈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는 건 아니라 이 말이다.
돈이 웬수가 아니라
여자 입장에서는 막상 결혼하려니 가진 것 하나 없는 남친이 초라해 보일 수 있다. 인정한다. 이왕이면 ‘뽀대나는’ 집안에 빵빵한 능력까지 갖췄으면 하는 바람,솔직히 한 번쯤 이런 생각 안 해본 사람 없다. 그렇지만 사귀던 여자친구 못 생겼다고 버리지 않듯이 돈 없고 능력 없는 남친을 그런 이유로 차진 않는다. 게다가 그동안 연인관계로 오래 지내왔다는 것은 처음부터 그런 조건을 개의치 않았다는 거다. 지금 와서 문제가 되는 건 돈이 아니라 오히려 그대의 자질 때문이다. 첨엔 그렇게 너그럽고 자상하던 남자가 상황이 좀 어렵다고 예민하게 굴지 않나,어떻게 하든 열심히 살려고 애쓰는 여친 말은 죽어라 안 듣고 흥청망청 세월이나 보내고 있으니 어느 여자인들 맘이 안 뜨겠는가. 착각하지 마시라. 절대 그놈의 돈이 웬수가 아니다.
억울해 하지말고
그러니 돈 많은 놈,잘 나가는 놈 원망하지 마시라. 돈으로 대부분 해결되는 슬픈 현실도 탓하지 말고. 그대가 억울할 이유는 없다. 그녀가 흔들린 것은 전적으로 그대가 제대로 관리를 못했기 때문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 과연 그대가 그녀에게 경제적인 믿음은 고사하고,뭔가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라도 한 번 제대로 보여준 적 있었나 말이다. 다 잘될 거라고 격려하는 그녀를 오히려 부담스러워 하진 않았는지. 남자 자존심에 괜히 오해하고 시비걸진 않았는지 말이다. 그녀가 지칠 만도 하지 않은가?
보여줘∼ 보여줘
여자들이 정말 힘들어 하는 것은 내 남자가 잘나고 못나고가 아니다. 이 남자가 어떤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일어설 거라는 믿음,대단한 부귀영화는 아니더라도 소박한 행복을 줄 거라는 확신이 든다면 그대 곁을 쉽게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대의 사랑과 의지만 확실히 느낄 수 있다면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다이아몬드 할아버지를 던져줘도 눈 하나 꿈적 안 할 거란 얘기다. 적어도 내가 아는 여자들은 다 그렇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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